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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글로벌 ISSUE, 은Silver 자원 전쟁의 본격화
  • 조경식 객원기자/호서대 교수
  • 등록 2025-12-17 23:39:05
  • 수정 2025-12-29 21:4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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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ㅣ 공급은 부족한데, 쓸 곳은 많아졌으나, 자원 무기화/자원 민족주의로 가격은 폭발할 것
  • ㅣ 은Silver 자원 전쟁은 단순히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의 생존 문제

새해를 눈앞에 두고 있다. 

2026년을 강타할 이슈 사항들을 자원 전쟁의 본격화, 지정학적 분쟁의 격화, AI 버블 논란, 스테이블 코인 확장, 글로벌 부채 폭발,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 중국의 굴기, 유럽의 분열과 쇠퇴, 브릭스의 도전과 기존 국제질서의 변화, 일본의 야욕 등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첫 번째로 다룰 주제는 < 은Silver 자원 전쟁의 본격화 >다.


거대한 전쟁의 서막


그동안 우리는 은Silver을 금의 보조재나 귀금속 정도로만 생각해 왔다. 

하지만 2026년부터 은Silver은 더 이상 부수적인 장신구가 아니라, 전 세계 첨단 산업의 생사고락을 결정할 '가장 날카로운 자원 무기'가 될 것이다.


늘릴 수 없는 공급


2024 은Silver 공급(백만온스) (이미지=Statista)

은Silver 매장량은 페루, 호주, 러시아 순으로 많지만, 2024년 은Silver 연간 생산량은 멕시코가 세계 1위로 약 6,300 메트릭 톤(2억 200만 온스), 중국과 페루가 세계 2위~3위로 약 3,300~3,100 메트릭 톤(1억 900만~1억 700만 온스)이다.


문제의 시작은 '은Silver이 필요하다고 해도 우리가 자유롭게 캘 수 있는 금속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은Silver은 70% 이상 다른 광물을 채굴하는 과정에서 추출된다. 대부분 납, 구리, 아연을 캘 때 곁다리로 나오는 부산물이다. 

즉, 은Silver값이 아무리 뛰어도 다른 광물의 수요가 늘지 않으면 은Silver 공급은 제자리걸음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미 발견된 광산은 고갈되고 있고, 신규 광산 개발은 환경 규제, 도시 광산은 생산 비용 문제로 벽에 부딪혔다.


△ 메트릭 톤 (Metric Ton)

ㅣ 중량 단위로 1,000㎏가 1 메트릭 톤이다.

ㅣ 1,016㎏을 1톤으로 하는 Long Ton, 907kg을 1톤으로 하는 Short Ton, 1,000kg을 1톤으로 하는 Metric Ton이 있기 때문에 중량을 표시할 때 단위를 명시해야 한다.


산업의 쌀이 된 은Silver


2024 은Silver 수요(메트릭 톤) (이미지=Statista)

공급은 닫혔는데, 쓸 곳은 폭발하고 있다. 

태양광 패널, 전기차 배터리, 그리고 최근 AI 데이터센터 전력망까지, 은Silver의 압도적인 전도성을 대체할 물질은 아직 없다. 


은Silver의 연간 공급량은 약 31,000 메트릭 톤(10억 온스)인데, 연간 수요량은 약 37,000 메트릭 톤(12억 온스)이다.

매년 우리에게 필요한 은보다 약 6,000 메트릭 톤 이상이 모자란다. 

이는 세계 1위 생산국인 멕시코의 1년 치 은Silver 생산량이나, 세계 2위와 3위 생산국인 중국과 페루의 1년 생산량 합계가 통째로 증발하는 수준의 격차다.


은Silver 가격 결정 메커니즘 붕괴


그렇다면 왜 지금까지 은Silver 가격이 오르지 않았을까? 그동안 미국이 선물시장을 통해 실물 없는 '종이 계약'으로 가격을 눌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임계점에 도달했다. 은Silver 실물이 바닥나면서 기업들은 '종이 계약서' 대신 '진짜 은Silver'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가짜가 진짜를 누르던 시대가 끝나고, 은Silver의 진짜 가치가 폭발하는 가격 정상화의 시기가 도래했다.

이제 더 이상 서구 금융권의 수치 조절이 먹히지 않는 실물 자산의 시대가 왔다.


자원 전쟁 발발, 자원 민족주의 본격화


이러한 틈을 놓치지 않고 은Silver 자원 전쟁이 시작됐다. 

2026년 1월 1일, 전 세계 은Silver 시장을 장악한 중국이 은Silver 수출 통제라는 칼을 뽑아 든 것이다.

중국은 스스로 약 3,300 메트릭 톤을 매년 생산하면서도, 전 세계 은Silver 제련 물량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자국 생산량에 타국에서 수입해 온 원석을 제련한 양까지 합쳐서 은Silver 수출을 통제하기 시작하면, 시장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력은 수치 이상으로 강력해진다.


여기에 은Silver 매장량 세계 1위인 페루와, 은Silver 생산량 세계 1위인 멕시코는 자국 광산을 국유화하며 자원 민족주의의 깃발을 들어 올렸다.

멕시코는 매년 약 6,300 메트릭 톤, 페루는 매년 약 3,100 메트릭 톤에 가까운 은Silver을 쏟아내는 독보적인 공급처다. 

멕시코와 페루에서 '자원 민족주의'가 강화될 경우, 전 세계 은Silver 공급망의 약 30%가 흔들리게 된다.


이제 은Silver은 시장 원리가 아니라 국가 간의 정치적 협상으로만 구할 수 있는 전략적 안보 자산이 된 것이다.


그린플레이션, 제조업 생존 게임


이 전쟁의 여파는 고스란히 우리 산업계로 전이된다.

은Silver 가격 급등은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 가격을 끌어올리는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을 유발할 것이다.


은을 구하지 못한 공장은 가동을 멈추게 될지도 모른다.

단순히 비싸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물량 자체를 확보하느냐 마느냐'의 생존 게임이 시작된 것이다.


△ 그린플레이션(Greenflation)

ㅣ 친환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원자재 수급 불균형으로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ㅣ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물가 상승을 가리키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다.


기술 혁신, 위기를 기회로


그렇다면 우리는 패배할 수밖에 없을까?

아니다. 우리는 위기 때마다 기술 혁신으로 답을 찾았다.


구리를 활용한 대체 전극 기술, 폐패널에서 은을 99% 뽑아내는 도시광산 혁신 등이 그 파급력을 제한할 것이다.

하지만 기억하자. 

기술이 완성되기 전까지의 공백기를 버텨내는 기업만이 이 자원 전쟁의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


결론으로, 은Silver은 이제 단순한 귀금속이 아니라 '산업의 쌀'이 되었다.

은Silver 자원 전쟁은 단순히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의 생존 문제'다. 

지금부터 은Silver을 단순한 원자재가 아닌 '국가 안보 전략 자산'으로 취급하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자원 전쟁, 자원 민족주의, 자원 무기화 등이 한국 제조 기업들에게 큰 위기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재활용 기술과 대체 소재 기술을 가진 기업들에게는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그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까지의 시간적 간극 동안 발생하는 경제적 충격은 피할 수 없다.


따라서 기술 개발과 동시에 실물 자산의 선제적 확보라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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