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강타할 이슈 사항들을 자원 전쟁의 본격화, 지정학적 분쟁의 격화, AI 버블 논란, 스테이블 코인 확장, 글로벌 부채 폭발,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 중국의 굴기, 유럽의 분열과 쇠퇴, 브릭스의 도전과 기존 국제질서의 변화, 일본의 야욕 등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두 번째로 다룰 주제는 < 지정학적 분쟁의 확대 >다.
ㅣ 다극화(Multipolarity)와 일상화된 전쟁
2026년은 21세기 들어 가장 많은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압도적인 영향력을 가진 단 하나의 초강대국(Unipolarity), 미국 체제의 종말은 새로운 국제 권력 구조 쟁취를 위한 충돌을 일으키면서, 2026년은 세계 모든 지역에서 본격적인 분쟁이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17번째 투키디데스 함정(Thucydides’s Trap)으로 불린다. 미국과 중국은 75% 확률로 발생했던 전쟁을 피해 갈 수 있을까?
둘 다 핵보유국인 미국과 중국은 공멸을 피하고자 직접적인 충돌은 지양하고, 대리전(Proxy War)을 지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25.12월에 발표한 2025 국가안보전략(National Security Strategy)을 통해 이념이 아닌 국익을 위하여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밝혔다.
경제 안보가 곧 국가 안보라는 관점에서, 적대 세력으로부터 미국의 경제적 자산을 보호하고 경제적 영향력을 관철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뜻이다.
대리전은 새로운 경제 블록이 만들어지고 있는 경제 회랑(Economic Corridor)과 미래 산업에 필요한 자원 확보를 둘러싼 지역에서 발생하여, 세계 패권의 변화를 보여줄 것이다.
이 변화는 단기간이 아닌 분쟁 → 타협 → 분쟁 → ---으로 계속 이어지면서 장기간에 걸쳐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ㅣ 중국의 경제 회랑, 일대일로
중국 범아시아 철도(PAN-ASIA Railway Network)
태국과 캄보디아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두 국가의 영토 분쟁이나 민족 감정으로 인한 갈등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내부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외부의 적을 이용하는 전략과, 대리전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태국은 군부 집권에 대한 국민들의 반발과 시위가 거세지자, '국경을 지키는 강한 군대'라는 이미지를 조장하며 내부 불만을 캄보디아로 돌리려 한다.
캄보디아 역시 독재자로 평가받는 훈 센(Hun Sen)의 권력 승계에 대한 정당성 확보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태국을 활용하고 있다.
대리전의 본질은 중국이 경제 영토 확장을 위해 추진하는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BRI), '중국 범아시아 철도(PAN-ASIA Railway Network)'에 대한 미국의 견제다.
캄보디아는 이미 중국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있고, 이제 태국을 확실히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철도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 하는 중국과,
태국 내 친미 세력을 지원하거나, 지역 내 갈등, 즉 태국과 캄보디아 분쟁을 통해 중국 주도의 철도 사업이 진행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싸움이다.
즉,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에서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각국 지도자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싸움을 이용하고 있고, 그 뒤에는 동남아 철도 주도권을 쥐려는 중국과 이를 막으려는 미국의 거대한 체스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 일대일로(Belt and Road Initiative, BRI)
ㅣ 단순히 '도로를 닦는 사업'을 넘어, 21세기판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 중심의 새로운 경제·안보 질서를 만들려는 거대한 국가 전략이다.
ㅣ 일대(一帶, One Belt)는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육상 교통망이다.
ㅣ 일로(一路, One Road)는 동남아, 인도양, 아프리카를 거쳐 유럽으로 가는 해상 항로다.
ㅣ 최근에는 육상과 해상 물류에서 벗어나 5G, 데이터센터 등 중국식 디지털 생태계 구축을 위한 '디지털 실크로드', 태양광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한 '그린 실크로드'로 성격이 확장되고 있다.
ㅣ 러시아의 경제 회랑, 국제남북운송회랑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
러시아 역시 경제 영토 확장을 위해 경제 회랑, 국제남북운송회랑(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 INSTC)을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중앙아시아, 이란, 인도와 유럽 간 화물 이동을 위한 7,200km 길이의 선박, 철도, 도로를 연결하는 복합 물류망이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를 뚫고 인도양으로 나가기 위해 만든 경로다.
러시아와 우호국인 벨라루스 등을 아시아로 연결하는 루트로 동유럽에서는 아제르바이잔, 중동에서는 이란이 중요 거점이다.
현재 러시아와 이란은 서방으로부터 동시에 제재를 받고 있어, 서로를 생존의 동반자로 생각하며 이 길을 닦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 회랑은 기존 수에즈 운하를 경유할 때와 비교하면 거리는 2배 축소, 시간은 10일 단축,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은 대폭 증가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남진을 억제하고자 하는 서구와 충돌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즉, INSTC는 러시아가 서방의 봉쇄를 뚫고 '이란'이라는 문을 통해 '인도'라는 거대 시장으로 달려가기 위한 탈출구다. 이 길이 완성되면 러시아는 수에즈 운하를 통제하는 서방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게 된다.
ㅣ 미국의 경제 회랑, 인도-중동-유럽 경제 회랑
인도-중동-유럽 경제 회랑
인도-중동-유럽 경제 회랑(IMEC)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맞서 미국이 내놓은 대항마다. 23.9월, G20 정상회의에서 공식 발표했다.
인도에서 배로 중동까지 가고, 거기서부터는 기차로 요르단과 이스라엘을 가로질러, 다시 배를 타고 유럽으로 들어가는 거대한 물류 통로다.
미국은 중국 없는 공급망을 만드는 동시에 러시아의 국제남북운송회랑을 견제하고, 수에즈 운하에만 의존하던 물류 경로를 다변화해 미국이 통제 할 수 있는 길을 만들려고 한다.
유럽은 러시아 가스를 끊고 미국과, 미국이 통제 할 수 있는 중동 국가들의 에너지를 안전하게 가져오고 싶어 한다.
하지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들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로에 포함된 이스라엘과 주변국인 시리아, 레바논은 현재도 종교 갈등, 정치 갈등이 심각하다. 특히 이란과 이스라엘의 대립은 이 길을 언제든 끊어버릴 수 있는 시한폭탄이다.
경로에 소외된 튀르키예는 "우리 땅을 거치고 않고 간다고?"라며 반발하거나, 쿠르드족 분쟁 등을 이용해 프로젝트를 방해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으로 가려면 우리 집 앞마당인 수에즈 운하를 지나야 한다"며 국제 사회에서 큰소리를 쳐왔던 이집트 역시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가만히 앉아서 당하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즉, 미국이 인도-중동-유럽을 잇는 고속도로를 닦아서 중국과 러시아를 따돌리려 하지만, 그 길목에 있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란의 위협, 시리아 내전 같은 복잡한 지뢰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종이 위의 계획'으로 끝날 수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