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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한국-인도 CEPA 개정 협상 서둘러야
  • 산업경제부
  • 등록 2026-01-30 10:5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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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ㅣ 한국-인도 CEPA 개정을 통해 선점한 산업의 경쟁력을 지켜내고
  • ㅣ 모두의 AI, 방위산업, 제약, 물류 등의 글로벌 사우스 진출 거점도 확보해야

ㅣ 인도-EU FTA 체결


EU의 2024년 인도 10대 수출 품목/규모 (이미지=EC Factsheet)

인도와 EU(27개국 회원국)는 약 20년간의 협상 끝에 26.1.27일, 세계 GDP의 약 25%와 인구 약 20억 명을 포괄하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했다.

이번 FTA 체결을 통해, 러시아산 원유 수입 문제로 미국의 보복성 50% 관세 압박을 받은 인도는 미국에 수출하던 의류, 보석, 신발 등을 EU 시장 수출로 대체할 수 있게 되었고, 미국으로부터 추가 개방 압력을 받고 있던 EU는 미국과 중국 의존도를 줄일 수 있게 되었다.


관세 철폐 관련, EU는 인도산 제품의 99.9%에 대해 관세를 없애며, 인도는 EU산 제품의 96.6%에 대해 관세를 없애거나 대폭 인하한다.

EU의 화학제품, 기계류, 전기장비 등 대부분의 수출품 관세가 단계적으로 폐지되며, 와인 관세는 150%에서 20%로 낮아지고, 파스타·초콜릿 등 가공식품 관세는 완전히 철폐된다. 


자동차 시장 개방 관련, 인도는 현재 최대 110%에 달하는 EU산 자동차 관세를 연간 25만 대 한도 내에서 10%로 인하한다. 내연기관 차량은 5년 내, 전기차는 10년 후, 자동차 부품 관세는 5년 내지 10년에 걸쳐 완전히 폐지한다.


인력 이동 관련, 인도가 상품 시장을 여는 대가로 얻은 핵심 성과로, IT 전문가, 엔지니어 등 고숙련 인력의 비자 발급 절차를 간소화하고 회계, 의료, 엔지니어링 분야 자격증의 상호 인정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마련했다.


국방 및 안보 관련, FTA와 더불어 해양 안보, 사이버 보안, 방산 산업 협력 등을 강화하는 국방·안보 협정도 함께 체결되었다.


ㅣ 한국에 미치는 영향


2010.1.1일 발효된 한국-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누려온 인도 시장 선점 효과가 EU산 제품에 대한 파격적인 관세 철폐로 인해 사실상 상실될 위기에 처했다.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자동차 부문일 것이다. 인도 시장 점유율 2위인 현대자동차/기아자동차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벤츠, BMW 등과 경쟁을 벌여야 하며, EU산 자동차 부품의 무관세 진입으로 공급선이 바뀔 가능성도 크다.


BASF 등 EU의 글로벌 화학 기업들이 무관세로 인도에 진입함에 따라, 관세를 부담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석유화학과 기계류 품목의 타격은 불가피하다.


인도가 영국, 호주, UAE에 이어 EU까지 FTA를 체결하는 동안, 한국과의 CEPA 개선 협상은 10년 가까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인도는 한국과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무역 적자를 이유로 추가적인 시장 개방에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 비관세 장벽 철폐와 농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인도의 IT 등 고숙련 인력이 한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비자 절차 간소화 및 전문 자격 인정을 강력히 원하고 있다.


△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ㅣ 상품 및 서비스의 교역, 투자, 경제협력 등 경제 관계 전반을 포괄하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하는 용어로, FTA와 실질적으로는 동일하다.


ㅣ 한국의 대응 방향


ㅣㅣ 인도의 강점 분야


모디 정부의 인도에서 만들기(Made In India) 정책을 통해 2025년에는 자체 기술로 우주용 반도체칩인 32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 비크람(VIKRAM)까지 발표하는 등 중국을 대체하는 '세계의 공장'으로 변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와 LG전자 역시 진출했으며, 인도를 글로벌 사우스의 거점으로 대우하고 있다.


인도는 '세계의 약국'으로 전 세계 에이즈 치료제의 약 50%와 항생제, 항암제, 혈압약, 당뇨약 등 전 세계 복제 의약품의 20%를 공급할 만큼 제약산업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인도의 복제 의약품 생산/공급을 막기 위한 EU의 지식재산권, 자료독점권 관련 조항은 인도-EU FTA의 주요 이슈였다.


인도는 '세계의 사무실'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 알파벳(Alphabet) CEO 순다르 피차이(Sundar Pichai), IBM CEO 아르빈드 크리슈나(Arvind Krishna), 어도비(Adobe) CEO 샨타누 나라옌(Shantanu Narayen), 유튜브(YouTube) CEO 닐 모한(Neal Mohan) 등 인도 출신들이 실리콘밸리를 지배하는 동시에, 실리콘밸리와 협업을 통해 인도 SW 산업의 경쟁력도 계속 키워나가고 있다.


인도는, 중국의 경제 회랑인 일대일로(BRI, Belt and Road Initiative)와 러시아의 경제 회랑인 국제남북운송회랑(INSTC, International North–South Transport Corridor)에 대항하는 미국의 경제 회랑인 인도-중동-유럽 경제 회랑(IMEC, India-Middle East-Europe Economic Corridor)의 주요 거점으로, 성장 잠재력이 크다.

여기에 미국-중국-러시아 간 세계 패권 경쟁까지 더해진다면 인도의 지정학적 가치는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인도는 파키스탄과 1947년부터 카슈미르(Kashmir)를 둘러싼 전쟁을, 중국과 1949년부터 아루나찰 프라데시(Arunachal Pradesh) 분쟁을, 최근에는 네팔과 영토 분쟁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의 K-9 자주포를 수입하는 등 세계 1위의 군사무기 수입국이며, 군사력 지수(GPI, Global Firepower Index) 세계 4위인 군사 강국이기도 하다. 참고로 같은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5위 군사 강국으로 평가된 바 있다.


ㅣㅣ 한국의 협력 방향


인도는 이번 인도-EU FTA 체결을 통해 과감하게 시장을 개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우리나라 역시 10년 이상 지지부진한 한국-인도 CEPA 개정 협상을 신속히 재개하여, EU와 동등한 수준의 관세 혜택 등 최혜국 대우를 확보해야 한다.

협상 과정에서 인도는 EU, 일본 등이 인도에 허용한 시장 접근성을 우리나라에도 동등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대한민국 국익을 중심으로 열린 자세를 취하되, 핵심 이익을 지켜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모디 정부의 인도에서 만들기(Made In India) 정책의 동반자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단기간, 단순한 상품 수출 시장을 넘어, 미래에도 지속 가능한 시스템적, 지정학적 접근이 필요하다. 즉, 인도를 우리나라의 전기차, 모두의 AI, 방위산업 등의 글로벌 수출 허브로 육성하여 '인도에서 만들기' 정책과 함께 가는 필수 파트너로 위상을 굳혀야 한다. 


우리나라 FTA는 1990년대 후반이 되어서야 시작됐지만, 짧은 기간에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성공한 사례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는 새로운 통상 환경 변화에 맞춰 FTA를 고도화해야 할 단계에 도달했다.

미국 트럼프 2기 정부의 관세 전쟁으로, 전 세계가 FTA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새롭게 FTA를 체결, 중단됐던 FTA 협상을 재개, 기존 FTA 협정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불확실성을 줄여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FTA 외연을 확장하는 동시에 전자상거래, 공급망, 탄소 국경세 등 새로운 디지털 통상 패러다임에 맞춘 질적인 성장까지 도모해야 한다.


△ 최혜국 대우(MFN, Most-Favored-Nation Treatment)

WTO 체제에서는 모든 회원국에, 다른 나라에 부여하는 것과 동등한 최선의 대우를 해주는 것이 원칙이다.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은 특정 국가끼리 더 낮은 관세를 적용하기로 약속하는 것이므로, WTO의 최혜국 대우 원칙에 대한 예외로 인정된다.

한국-인도 CEPA의 경우 서비스 무역에 대해서는 최혜국 대우에 합의했지만, 투자자에 대해서는 최혜국 대우 조항이 빠져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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