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을 강타할 이슈 사항들을 자원 전쟁의 본격화, 지정학적 분쟁의 격화, AI 버블 논란, 스테이블 코인 확장, 글로벌 부채 폭발, 미국의 대외 정책 변화, 중국의 굴기, 유럽의 분열과 쇠퇴, 브릭스의 도전과 기존 국제질서의 변화, 일본의 야욕 등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세 번째로 다룰 주제는 러-우 전쟁의 세계사적 의미(I)다.
러-우 전쟁의 본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Project Financing)이다.
러-우 전쟁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되었으나, 실제로는 서방이 오래전부터 기획한 전쟁이기 때문이다. 러-우 전쟁에서 승리한 우크라이나의 의견과는 상관없이, 투자자인 유럽/미국이 패배한 러시아의 영토, 자원 등을 전리품으로 모두 가져가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이었다.
하지만, 이 PF는 러시아를 너무 우습게 본 유럽/미국의 오판(경적필패, 輕敵必敗)이었다.
원래 계획은 러시아를 빠르게 무너뜨려 이권을 챙긴 뒤 중국과 싸우는 것이었지만, 러시아의 군사적, 경제적 맷집이 생각보다 강해 전쟁이 길어지며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오판의 대가는 1조 달러의 청구서, EU의 분열과 쇠퇴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가 패배할 경우, 유럽/미국은 투자했던 약 1조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불어 전쟁이 계속 지연될 경우, 이 전쟁에 비판적인 트럼프 대통령이 지원을 줄이기 시작하면, 이후 비용 부담은 고스란히 유럽 국가들의 몫이 되어 유럽 경제가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러-우 전쟁 전략의 실패가 유럽에는 경제적 쇠퇴와 정치적 분열을, 미국에는 단극 체제의 리더십 종말을 가져다줄 것이다. 유럽과 미국이 러시아를 단번에 무너뜨리고 이권을 챙기려다 오히려 러시아의 저력에 막혀 막대한 돈만 날리고 패권까지 흔들리게 된 상황에 부닥치게 된 것이다.
△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
ㅣ 부동산 PF가 '건물을 지어 분양 수익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라면, 전쟁 PF는 '전쟁이라는 프로젝트에 무기와 자금을 투자하고, 승리 후 얻을 영토, 자원, 재건사업 등 전리품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ㅣ 예상보다 러-우 전쟁이 길어지면서, 추가 투자금은 계속 들어가는데 승리 확률(회수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미 쏟아부은 돈(매몰 비용)이 너무 커서 뺄 수도 없고, 계속 넣자니 파산할 것 같다는 것이 딜레마다.
ㅣ 우리나라 역시 윤석열 정부의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 실패로, 우크라이나에서의 손실과 러시아 시장 상실이라는 이중고를 겪게 되었다.
△ 경적필패(輕敵必敗)
ㅣ 輕 가벼울 경, 敵 대적할 적, 必 반드시 필, 敗 패할 패, 상대를 가볍게 여기면 반드시 패한다는 뜻이다.
ㅣ 우크라이나의 경제적 자살
우크라이나 국가 부채 (데이터=IMF)
우크라이나의 정치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중대한 사건으로 평가받는 유로 마이단 운동이 일어난 2013년에도 국가 부채는 145억 달러, GDP 대비 40.52%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4년은 1,676억 달러, 2025년은 2,349억 달러로 폭증하여 GDP 대비 108.64% 수준에 다다랐다. 즉, 나라가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을 다 합쳐도 빚을 못 갚는 상태가 되었다는 뜻이다.
여기에 전쟁까지 패배하여 도네츠크(Donetsk), 루한스크(Luhansk), 자포리자(Zaporizhzhia), 헤르손(Kherson) 등 우크라이나 경제의 70% 이상을 책임하고 있는 중공업 지역을 잃게 되면 우크라이나 경제의 성장 동력을 상실하고 '빚더미에 앉은 농업국가'로 전락할 가능성이 짙어, 우크라이나의 재정은 갈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 유로 마이단(Euromaidan) 운동
ㅣ 유럽을 뜻하는 유로(Euro)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있는 독립광장(Maidan Nezalezhnosti)의 이름을 딴 것이다.
ㅣ 표면적으로는 2013년, 야누코비치(Viktor Yanukovych) 정부의 전격적인 유럽행 중단과 러시아로의 궤도 수정에서 시작되었다. 하지만 본질은 야누코비치 정부의 독단적인 국정운영과 사회 전체에 만연한 부정부패에 대한 총체적 불만의 목소리가 표출된 것이다.
ㅣ 러시아는 유로 마이단 운동을 네오나치(Neo-Nazis)의 활동으로 지목하고, 탈나치화(Denazification)와 이들로부터 우크라이나에 있는 러시아인을 지켜야 한다는 것을 전쟁 명분으로 삼았다.
ㅣ 유럽의 경제적 자살
22.1월~25.6월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billion euros) (데이터=킬 세계경제연구소)
러-우 전쟁이 벌어진 이후 우크라이나에 5억 달러 이상 지원한 국가는 미국과 EU 등 10개국이다.
전쟁이 시작된 22.2.24일부터 25.6월 말까지 공식적인 지원 총액은 약 3,000억 유로로 미국이 37%, EU가 21%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피난민 지원, 용병 파견, 정보 자원 제공 등 숨겨진 비용과 향후 예상 지원액까지 합치면 총 1조 달러(약 1,5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우리나라 2024년 GDP 2,300조 원의 65%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독일의 킬 세계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피난민 지원 비용은 25.2월 기준 총 1,370억 유로에 달한다.
독일이 가장 많은 365억 유로(26.6%), 폴란드가 293억 유로(21.3%)로 두 국가가 약 50% 가까이 지원하였다. 특히 독일(26.6%)과 폴란드(21.3%)가 피난민 비용의 상당수를 떠안으면서 "왜 우리 세금으로 남의 전쟁을 끝없이 지원해야 하느냐"는 내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것은 정치/경제 공동체인 EU의 분열도 부추기고 있다.
△ 킬 세계경제연구소(Kiel IfW)
ㅣ 킬 세계경제연구소(Kiel Institute for the World Economy)는 독일 킬에 본사를 둔 싱크탱크이다.
ㅣ 세계 싱크랭크 지수(Global Go To Think Tank Index Report), 경제 정책 부문에서 매년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 우크라이나, 이용당하는 민족주의와 패권 다툼에서 소모되는 비극
ㅣ 우크라이나는 폴란드에서 벗어나기 위해 소련을 끌어들였으며, 2차 세계대전에는 소련에서 벗어나기 위해 독일 나치와 손을 잡고 폴란드인과 유대인을 학살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나치 세력이라고 공격하는 명분이 되기도 했다.
ㅣ 소련 해체로 1991.8.24일 독립 국가가 된, 우크라이나의 극우 민족주의를 자극하여 러시아와 전쟁하도록 부추긴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다. 미국과 EU에서 이야기하듯 NATO는 우크라이나의 미래가 아니라, 러시아를 약화시키는 데만 관심이 있다.
ㅣ 폴란드가 역사적 원수였던 우크라이나를 돕는 것은 '좋아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면 다음 표적은 폴란드가 될 것이라는 지정학적/역사적 공포 때문이다. 폴란드가 우리나라 방산을 적극 수입하여 국방력을 강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ㅣ 러-우 전쟁 전망, 빨리 끝내려는 미국, 끝낼 수 없는 유럽/우크라이나, 완벽한 승리를 노리는 러시아
러-우 전쟁 최후의 승부처, 오데사(Odesa)
러-우 전쟁을 둘러싼 관련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통해 러시아를 완전히 무너뜨리지는 못했지만, 전략적으로는 상당한 이득을 챙겼다.
러시아의 값싼 에너지 혜택을 누렸던 EU를 미국의 값비싼 에너지 공급망으로 흡수했다. 이는 유럽 제조업의 경쟁력 약화와 유럽 경제의 미국 의존도를 높였다. 특히 미국이 부담했던 NATO 국방비 66%(연 1,300조 원) 규모를 유럽 각국으로 전가하는 동시에, 미국 무기를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 미국은 이 '돈 먹는 하마'가 된 전쟁을 적당히 끝내고 미-러 관계 회복과 경제 협력 확대, 우크라이나의 재건 사업 참여 등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면서, 모든 국력을 진짜 라이벌인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 쏟아붓고 싶어 한다.
미국과 달리 유럽과 우크라이나에 '패배는 곧 종말'이기에 종전/휴전이 반갑지 않다.
전쟁에서 지면 유럽은 1조 달러 이상 손실로 인한 경제 붕괴와 함께 세계 질서의 중심에서 밀려날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러시아가 스스로 무너질 때까지 버텨야 한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역시 젤렌스키 정부는 패배 시 국내 정치적 책임을 지고 축출될 위험이 커서, 미국 주도의 조기 종전/휴전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뚫고 패권 국가로 부활하는 반전을 만들어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부 산업지대를 차지하며 10조 달러 규모의 막대한 자원을 확보했고, 전쟁을 통해 검증된 무기를 아프리카와 제3세계에 팔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특히 서방의 제재 덕분에 오히려 정권에 비협조적인 기득권 세력(올리가르히, Oligarch)을 정리하고 내부 결속을 다지는 기회로 삼아, 미-중과 더불어 세계 패권의 중심 국가로 부상했다.
이제 러시아는 종전/휴전이 아니라 우크라이나와의 적대관계를 영구히 끝내, 확보한 흑해 연안의 경제 회랑을 유지하고 미래 전쟁 가능성까지 없애버리려 한다.
2026년 러-우 전쟁 최후의 승부처는 오데사(Odesa) 지역이다.
러시아가 오데사까지 점령하면 우크라이나의 바닷길을 완전히 막아 '내륙 국가'로 고립시킬 수 있다. 또한 친러 지역인 트란스니스트리아 몰도바 공화국(Transnistria)과 육로로 연결되어 흑해의 주인이 된다.
오데사가 넘어가면 우크라이나의 경제 회생은 불가능해지며, 이는 유럽 안보의 치명적 손실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