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의 요청에 화답했다. 대한민국의 오랜 숙원이었던 핵추진 잠수함(Nuclear-Powered Submarine, SSN) 건조 및 핵연료 제공을 승인한 것이다. 트럼프 정부 1기 때 주었던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지'에 이은 선물이다.
트럼프 대통령 트루스 소셜 (이미지=트럼프 대통령 SNS)
Donald J. Trump
South Korea has agreed to pay the USA 350 Billion Dollars for a lowering of the Tariff's charged against them by the United States. Additionally, they have agreed to buy our Oil and Gas in vast quantities, and investments into our Country by wealthy South Korean Companies and Businessmen will exceed 600 Billion Dollars.
Our Military Alliance is stronger than ever before and, based on that, I have given them approval to build a Nuclear Powered Submarine, rather than the old fashioned, and far less nimble, diesel powered Submarines that they have now. A great trip, with a great Prime Minister!
2025.10.29
도널드 J. 트럼프
대한민국은 미국이 부과하던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미국에 3,500억 달러를 지불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게다가, 대한민국은 미국의 석유와 가스를 대량 구매하기로 했으며, 한국 기업의 미국 투자는 6,000억 달러를 초과할 것입니다.
대한민국과 미국의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군사 동맹에 기반하여, 저는 대한민국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구식이고 느려터진 디젤 잠수함 대신에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도록 승인했습니다. 훌륭한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한 훌륭한 순방이었습니다!
2025.10.29
이 결정은 단순한 거래가 아닌, 대한민국 안보와 외교, 과학 기술 전반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깜짝 선물'로 평가받고 있다.
핵추진 잠수함이 대체 뭐길래?
우리가 가진 잠수함은 주로 디젤 잠수함이다. 이 잠수함은 물속에서 전기로 움직이지만, 배터리를 충전하려면 주기적으로 물 위로 떠올라 엔진을 돌려야 한다. 마치 숨 쉬러 나오는 것처럼.
하지만 핵추진 잠수함은 소형 원자로를 동력으로 사용한다. 마치 '움직이는 원자력 발전소'를 안에 가지고 있는 것과 같다. 그래서 연료 교체 없이 수개월 동안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 잠항할 수 있다. 속도도 디젤 잠수함보다 훨씬 빠르다.
이렇게 은밀하고 강력한 핵추진 잠수함을 가지면, 북한과 중국 등 주변국의 잠수함을 오랫동안, 그리고 은밀하게 추적하며 감시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키는 힘이 엄청나게 강해진다는 뜻이다.
핵추진 잠수함과 '핵'의 딜레마
핵추진 잠수함은 '핵무기'를 탑재하지 않지만, '핵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국제적인 규제를 받는다. 이 때문에 한미원자력협정을 바꿔야 하는 복잡한 숙제가 생긴다.
먼저 군사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라늄 농축 규제를 풀어야 한다.
핵잠수함이 오래 잠항하려면 고농축 우라늄(HEU) 또는 고성능 저농축 우라늄(HALEU)이 필요하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지키는 비핵보유국이라서, 핵무기에 쓰일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스스로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 승인의 핵심은 미국이 완성된 핵연료를 한국에 공급해주겠다는 뜻이다. 대한민국이 직접 핵연료를 만들지 않고, 핵무기로 바뀔 염려가 없도록 미국이 관리하는 방식으로 국제적인 우려를 없애겠다는 약속이다.
그리고 상업용으로는 핵연료 재처리 규제를 풀어야 한다.
핵추진 잠수함과 별개로, 우리나라에는 26개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온 핵폐기물(사용후 핵연료)을 처리해야 하는 큰 문제가 있다. 이 폐기물을 줄이고 재활용하려면 '재처리' 기술이 필요하지만, 한미원자력협정 때문에 재처리도 제한되어 있다.
핵추진 잠수함 논의를 계기로, 핵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상업적인 재처리' 권한도 함께 풀어줄 것을 협의하고 있다. 핵확산 위험이 적은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같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폐기물을 줄이려는 것이 목표다.
'핵 비확산' 견제
25.10.30일, 경주 APEC에 참석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 소식에 대해 "한국이 핵 비확산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의 핵추진 잠수함이 중국의 잠수함을 감시하고 중국을 견제하는 미국의 전략에 큰 도움을 주기 때문에, '핵 비확산'이라는 국제적인 명분을 내세워 대한민국과 미국을 압박하는 것이다.
이번 핵추진 잠수함 승인은 한국의 안보를 한 단계 높이는 역사적인 기회이다. 하지만 핵확산 위험을 최소화하며 핵연료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신중한 외교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하겠다.
△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ㅣ '불'을 뜻하는 그리스어 'Pyro'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높은 온도와 전기 화학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사용후핵연료를 건식(Dry Process)으로 재처리하는 기술이다.
ㅣ 습식(PUREX) 재처리는 사용후핵연료를 질산(액체)에 녹여 플루토늄(Pu)과 우라늄(U)을 순수하게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핵무기 제조에 곧바로 쓰일 수 있는 고순도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어 핵확산 위험이 높다.
ㅣ 파이로프로세싱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순도 높은 플루토늄(Pu)을 따로 얻기 어렵게 설계되어 있어, 기존의 습식 재처리 방식보다 핵확산 위험이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