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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글로벌 AI 리더십 확보 전략은?
  • 이창운 기자
  • 등록 2025-09-11 16:06:21
  • 수정 2025-09-11 2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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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ㅣ 미국은 기술 패권을 통한 AI 리더십 확보 전략
  • ㅣ 중국은 AI 공공재 및 다자주의 협력을 통한 AI 리더십 확보 전략
  • ㅣ 영국은 AI 안전/윤리 규범을 통한 AI 리더십 확보 전략

'대한민국 AI 액션플랜' 추진 배경 (이미지=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전 세계가 AI 기술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각국은 AI 시대를 주도하기 위해 고유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략은 크게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볼 수 있다. ‘기술 패권’, ‘다자주의 협력’, 또는 ‘안전·윤리 규범 주도’를 통한 글로벌 리더십 확보다.


기술 패권을 통한 리더십 확보AI 기술력 자체를 압도적으로 키워 글로벌 표준과 시장을 지배하는 전략으로, 미국이 대표적인 예다.


미국은 25.7.23일, '미국 AI 액션플랜(Winning the AI Race : America's AI Action Plan)'을 발표하며, AI 패권 경쟁에 불을 지폈다. 백악관이 발표한 공식 보고서로, 트럼프 정부의 AI 정책 목표와 90여 개의 액션플랜을 담고 있다. 'Winning the Race'라는 슬로건에서 알 수 있듯이 AI를 기술, 안보, 통상, 외교 전반에 걸친 글로벌 패권 경쟁의 도구로 보고 있다.


'AI 액션플랜'에서 미국의 야심을 보여주는 핵심 키워드는 ‘풀스택(Full-Stack)’이다. 풀스택은 AI 기술이 구현되고 운영되기까지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Hardware Layer)와 소프트웨어(Model & Algorithm Layer), 인프라(Infrastructure Layer), 그리고 서비스(Application/Service Layer)의 총체를 의미한다. 이는 AI 모델 개발부터 최종 사용자에게 서비스가 제공되기까지의 전체 과정을 수직적으로 통합한 개념으로, AI 기술 생태계의 모든 층(Layer)에서 다른 국가들을 지배하겠다는 야심이다.


풀스택은 단순한 기술 용어가 아니라, 풀스택의 모든 구성 요소를 미국이 주도하여 세계 시장과 국제표준을 지배하겠다는 '기술 패권' 전략이다. 여기에는 AI 주도권 확보, AI 공급망 통제로 글로벌 영향력 확대, AI를 통해 창출되는 막대한 경제적 부가가치 독점 등과 같은 중요한 의미가 숨어있다.


다자주의 협력을 통한 리더십 확보미국의 기술 패권 전략에 맞서, ‘AI 공공재’를 주장하며 AI 기술의 혜택이 특정 국가에 국한되지 않도록 개발도상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는 전략으로, 중국이 대표적인 예다.


중국은 25.7.26일, '글로벌 AI 거버넌스 액션플랜(Global AI Governance Action Plan)'을 발표했다. 미국의 'AI 액션플랜'에 대한 직접 대응으로, 13개 실행 과제를 담고 있다.


글로벌 AI 거버넌스 액션플랜에서 중국의 속내를 보여주는 핵심 키워드는 'AI 공공재'에 기반한 '다자주의 협력'이다. 


'AI 공공재'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는 AI 기술 생태계에 대한 견제로, 특정 기업의 독점적인 AI 모델에 의존하기보다, 오픈소스 AI 생태계를 확대하여 AI를 공동 개발/공동 활용하자는 주장이다.


'다자주의 협력'은 미국 주도의 소수 동맹 간 협력에서 벗어나, UN과 같은 새로운 국제기구(세계 AI 협력 기구, World AI Cooperation Organization)를 설립하여 다자주의 협력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I 공공재' 및 '다자주의 협력'은 AI 기술에서 소외된 국가들과 연대하는 형식을 갖추되, 실질적으로는 중국이 세계 시장과 국제표준을 주도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AI 안전/윤리 규범을 통한 리더십 확보는 AI 기술 개발 속도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AI 기술이 아닌 AI의 안전과 윤리를 전면에 내세워 AI 거버넌스 주도권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영국이 대표적인 예다.


영국은 23.11.2일, AI 모델의 잠재적 위험을 평가하는 'AI 안전 연구소(AI Safety Institute)'를 출범여 AI 안전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AI 기술 개발 경쟁보다는 AI가 인류에게 미칠 위협을 관리하는 'AI 안전/윤리 허브'가 되려는 시도다.


그럼에도 영국은 25.1.13일, '영국 AI 액션플랜(AI Opportunities Action Plan)'을 발표하며, AI 기술을 국가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AI가 단순히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의 경제와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기회라는 인식과, 국가의 성패를 가를 변곡점이라는 위기의식이 담겨있다.


□ 우리나라는 25.9.8일, 이재명 대통령 직속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대한민국 AI 액션플랜 추진 방향'을 의결/발표했다.


'글로벌 AI 3대 강국'을 목표로 AI 혁신 생태계 조성,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 글로벌 AI 기본사회 기여 등 3대 정책 및 12대 전략이 담겼다. '대한민국 AI 액션플랜'은 25.11월까지 수립/발표될 예정이다.


우리나라의 AI 액션플랜은 미국, 중국, 영국이 취하고 있는 전략적 강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AI를 국가 경쟁력과 기술 패권의 핵심으로 보는 것은 미국과, 다자주의 협력을 통해 AI 리더십을 확보하려는 것은 중국과, AI 안전과 윤리 규범을 주도하려는 것은 영국과 닮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新냉전 시대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구도 속에서, 실리(實利)를 추구하며 AI 강국으로 도약하는 길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인 AI 혁신 생태계를 키워 AI 풀스택 전반에서 대한민국의 전략적 포지션을 확보하고,

AI 기술에서 소외된 국가들의 지지를 얻어 대한민국이 AI 리더십을 확보하고,

'AI 기본사회'라는 대한민국 고유 모델을 글로벌 AI 규범으로 확산하는 것은 가야만 하는 길이고, 해결해야 할 과제이자 기회가 될 것이다. 


과거 우리는 1차 대분기(Great Divergence)라 불리는 산업혁명 대응에 늦어 36년 동안 고초를 겪었고, 그 아픈 역사는 지금까지도 치유되지 않은 상태다. 2차 대분기로 불리는 AI 리더십은 미래 사회의 지배와 피지배를 가르는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이다. AI 시대를 견인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민관民官의 상생 협력, 국민들의 흔들림 없는 응원과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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