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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여름은 175년 만에 가장 덥지만, 미래 어느 때보다 시원할 수 있다
  • 이창운 기자
  • 등록 2024-08-20 17: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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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 8.26일~9.22일 평균기온 예측 (이미지=기상청)

24.8.7일 입추(立秋)를 지나 24.8.22일 처서(處暑)가 눈앞이지만 폭염(暴炎)은 물러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입추(立秋)

ㅣ 24절기 중 13번째 절기로, 더위가 절정이지만 계절은 가을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ㅣ 24절기는 1년 365일을 14~16일 간격으로 나타낸 일종의 달력이다. 지구의 공전 궤도가 원이 아닌 타원이기 때문에 날짜 간격이 다르다.


△ 처서(處暑)

ㅣ 24절기 중 14번째 절기로, 더위가 물러나 선선한 가을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ㅣ 마법처럼 아침, 저녁으로 시원해지기 때문에 ‘처서 매직(Magic)’이라고도 부르며,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는 속담도 있다.


△ 폭염(暴炎)

ㅣ 2020년부터 폭염 기준이 기온에서, 더위를 느끼는 체감온도로 변경되었다.

ㅣ 하루 최고 체감온도 33℃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주의보, 35℃ 이상이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경보를 발표한다.



1850~2024년 지구 표면 온도 (이미지=더THE인더스트리 신문)

24년 여름의 폭염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를 재앙 수준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 미국해양대기청(National Oceanic and Atmospheric Administration, NOAA)이 24.8.12일 발표한 기후보고서(July 2024 Global Climate Report)에 따르면, 24년 7월은 NOAA의 175년 기록상 가장 더운 7월이었다. 1901~2000년 지구 표면 온도(Global Surface Temperature)인 15.8℃보다 1.21℃나 높은 17.01℃였다.


△ 지구 표면 온도

ㅣ 1850년부터 지구 표면 온도의 변화를 기록하고 있다.

ㅣ 국제법적 구속력이 부과된 2015년 파리협정(Paris Agreement)에서 규정한 1.5℃ 제한 목표의 기준(baseline)은, 산업화 이전(pre-industrial)인 1850~1900년의 지구 평균 온도이다.

ㅣ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제21차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1) 본회의에서 195개 당사국이 협정을 체결했다. 파리협정 제2조"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보다 훨씬 아래로 유지해야 하고 1.5℃ 이내로 제한하도록 노력한다"고 규정하였다.

ㅣ 2018년 우리나라(송도)에서 열린 제48차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 총회에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Global Warming Of 1.5℃ Special Report)’를 전원 합의로 채택했다.


지구 평균 온도 1.5℃ vs 2℃ 상승 영향 (이미지=KIST 청정대기센터)

폭염은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국제금융센터가 24.7.31일 발표한 ‘글로벌 폭염 확산의 거시경제 파급효과’에 따르면 폭염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의 감소 및 정부 지출의 증가를 불러오는 요인이다.


가계가 폭염에 견디기 위해 추가로 지출하는 냉방비와 의료비 등은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소비를 위축시킨다. 기업은 에너지 비용 증가, 직원 보호 비용 증가, 근로 시간 단축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등으로 투자를 줄이게 된다. 정부는 기업의 생산성 감소로 인한 세수 감소, 공중보건 서비스 비용 증가 등으로 정부 지출은 증가하게 된다.


또한 한국은행이 24.8.19일 발표한 ‘이상기후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에는 이상기후 현상이 산업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지만, 2001년 이후 부정적인 영향이 과거에 비해 크고 지속적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아울러 식료품과 과일 가격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2023년 중반 이후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


폭염이 국민 건강을 해치는 규모와 범위도 대폭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24.5.20일부터 8.20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814명, 추정 사망자는 24명에 이른다. 이는 20.5.20일부터 8.28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 1,014명 대비 2.7배 증가, 추정 사망자 9명 대비 2.6배 증가한 수치다.


△ 온열질환

열사병(Heat stroke)은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한 질환으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고 치사율이 높아 가장 위험한 온열질환이다.

열탈진/일사병(Heat exhaustion)은 열로 인하여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열경련(Heat cramp)은 체온이 높아지면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위해 체표면의 혈액량이 늘어나고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져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질환이다.

열부종(Heat edema)은 체온이 높아지면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위해 체표면의 혈액량이 늘어날 때, 혈액 내 수분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면서 몸이 붓는 질환이다.

열발진/땀띠(Heat rash)는 땀관이나 땀관 구멍의 일부가 막혀서 땀이 원활히 표피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되어 작은 발진과 물집이 생기는 질환이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인 존 C. 머터(John C. Mutter)는 그의 저서 ‘재난 불평등(The Disaster Profiteers, How Natural Disasters Make the Rich Richer and the Poor Even Poorer)’에서 "재난은 늘 사회적 약자에게 더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이 책은 2005년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Hurricane Katrina), 2008년 미얀마의 사이클론 나르기스(Cyclone Nargis), 2010년 아이티와 칠레의 지진 등 끔찍한 재난에 대처하는 사회의 모습을 연구한 결과물이다. 존 C. 머터는 실증 사례를 통해 왜 사망자의 다수가 빈민층인지, 재난 발생 당시와 그 전후의 극복 과정에서 사회의 불평등 구조가 재난에 어떻게 투영되고 답습되는지를 적었다.


위험으로부터 피해를 경험한 비율 (이미지=갤럽)

미국의 여론조사 기업인 갤럽(Gallup)이 2022년에 발표한 ‘2021년 세계 위험 조사(World Risk Poll 2021: A Changed World?)’의 내용도 존 C. 머터의 연구 결과와 다르지 않다.


소득이 하위 20%에 해당하는 계층이 이상기후(Severe weather events) 위험(Risk)으로부터 피해(Harm)를 경험한 비율이 소득 상위 20% 계층보다 2배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대한 이해와 동참, 그리고 스스로가 자신을, 가족을, 이웃을 살피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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